부모님이나 가족이 빚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을 때 상속포기를 하면 그 빚은 어떻게 될까요?
상속포기는 고인의 재산과 채무를 모두 승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법원에 신고하는 제도입니다. 그러나 한 사람이 상속을 포기했다고 해서 고인의 빚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공동상속인이나 후순위 상속인이 채무를 승계할 수 있습니다.
다만 배우자가 살아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알아야 할 예외가 있습니다.
2023년 3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결정에 따라 배우자와 자녀가 공동상속인인 상황에서 자녀 전원이 상속을 포기했다면,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됩니다.
따라서 상속포기를 준비할 때는 누가 살아 있는지, 누가 포기하는지, 미성년 자녀가 있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1. 상속포기를 하면 빚은 누구에게 넘어갈까요?
상속은 고인의 재산뿐 아니라 채무도 함께 승계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민법 제1000조는 법정상속인의 순위를 다음과 같이 정합니다.
| 상속 순위 | 상속인 |
|---|---|
| 1순위 | 직계비속: 자녀·손자녀 등 |
| 2순위 | 직계존속: 부모·조부모 등 |
| 3순위 | 형제자매 |
| 4순위 | 4촌 이내 방계혈족 |
여기서 알아야 할 점은 같은 순위의 혈족이라도 촌수가 가까운 사람이 우선한다는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자녀가 상속인이 되는 경우 손자녀는 일반적으로 같은 순위의 공동상속인이 되지 않습니다. 다만 대습상속과 상속포기 등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배우자는 별도의 규정에 따라 직계비속 또는 직계존속과 공동상속인이 되며, 이들이 없으면 단독상속인이 됩니다.
또한 민법 제1042조에 따라 상속포기의 효력은 상속개시 시점으로 소급합니다.
따라서 상속인이 포기하면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으로 취급되어 다른 상속인의 지위와 상속분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경우에 포기한 사람의 자녀가 곧바로 빚을 승계하는 것은 아닙니다.
관련 법령: 민법 제1000조 및 제1042조 — 국가법령정보센터
2. 배우자가 살아 있다면? 2023년 대법원 판결을 확인하세요
상속포기를 둘러싼 중요한 변화가 2023년에 있었습니다.

대법원은 2023년 3월 23일 전원합의체 결정(2020그42)을 통해 배우자와 자녀가 공동상속인인 경우, 자녀 전원이 상속을 포기하면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전 판례에서는 자녀 전원이 포기하면 손자녀나 직계존속이 배우자와 함께 상속인이 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민법 제1043조의 공동상속인 사이 상속포기 효과 등을 고려해 기존 판단을 변경했습니다.
가상의 예시로 살펴보겠습니다.
아버지가 빚을 남기고 사망했고, 어머니와 성인 자녀 두 명이 생존해 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두 자녀가 모두 상속포기를 하고 어머니는 상속을 포기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 경우 202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결정에 따르면 어머니가 단독상속인이 됩니다.
두 자녀의 자녀인 손자녀가 당연히 새로운 공동상속인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것이 2023년 결정의 핵심입니다.
다만 배우자도 상속을 포기하거나, 고인에게 생존 배우자가 없는 경우에는 판단이 달라집니다.
그때는 직계비속을 비롯한 법정상속인의 존재와 포기 여부를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또한 이 판결은 상속채무 자체를 면제해 주는 결정이 아닙니다. 단독상속인이 된 배우자는 별도로 상속포기나 한정승인 여부를 판단해야 합니다.
판례 원문: 대법원 2023. 3. 23. 자 2020그42 전원합의체 결정
3. 배우자까지 상속포기를 하면 손자녀가 빚을 상속받을까요?
배우자와 자녀들이 모두 상속을 포기한 경우에는 고인의 손자녀가 상속인이 될 가능성을 검토해야 합니다.

고인에게 생존 배우자가 없고 자녀 전원이 상속을 포기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때 손자녀가 존재한다면 손자녀가 직계비속으로서 상속인이 될 수 있습니다.
손자녀까지 모두 상속을 포기하는 등 직계비속 중 상속인이 남아 있지 않은 경우에는 직계존속, 형제자매, 4촌 이내 방계혈족 순으로 검토하게 됩니다.
따라서 자녀가 상속포기를 결정했다고 해서 형제자매나 부모 등 다른 가족에게 무조건 바로 빚이 넘어간다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실제 가족관계와 각 상속인의 포기 여부가 중요합니다.
특히 손자녀가 미성년자라면 법정대리인의 신고 및 특별대리인 선임 여부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4. 상속포기와 한정승인,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고인의 빚이 재산보다 많거나 채무 규모를 정확히 모르는 경우 상속포기와 한정승인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두 제도는 상속채무에 대응한다는 목적은 비슷하지만 법률상 효과가 다릅니다.
| 구분 | 상속포기 | 한정승인 |
|---|---|---|
| 상속인 지위 |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으로 취급 | 상속인 지위 유지 |
| 재산과 채무 | 모두 승계하지 않음 | 상속재산 한도에서 채무 변제 |
| 후순위 상속인 | 상속인이 달라질 수 있음 | 승인한 사람이 상속인 지위 유지 |
| 절차 | 가정법원 포기 신고 | 재산목록 제출 및 청산 절차 |
| 주요 검토 상황 | 재산·채무를 모두 승계하지 않으려는 경우 | 채무 규모가 불명확하거나 후순위 승계 문제를 함께 고려하는 경우 |
상속포기가 적합한 경우
고인의 재산과 채무를 모두 승계하지 않으려는 경우에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만 다른 공동상속인 또는 후순위 상속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확인해야 합니다.
한정승인을 검토할 경우
한정승인은 고인의 채무를 상속받은 재산의 범위에서 변제하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적법하게 한정승인을 하면 원칙적으로 상속인의 고유재산으로 상속채무를 변제할 책임을 부담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다른 가족에게 상속채무가 넘어가는 문제까지 고려해야 할 때 중요한 선택지가 됩니다.

다만 한정승인도 상속재산을 자유롭게 지킬 수 있는 제도는 아닙니다.
상속재산에 부동산이 있다면 채권자에 대한 변제와 청산 과정에서 처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또한 민법 제1032조에 따라 한정승인 후 채권자 등에 대한 공고 절차가 필요하며, 법정 기간과 변제 순서를 준수해야 합니다.
어느 제도가 더 적합한지는 재산 규모, 채무 내용, 공동상속인 구성, 미성년자 유무에 따라 달라집니다.
관련 법령: 민법 제1019조, 제1032조 — 국가법령정보센터
5. 상속포기 신고 기한은 언제부터 3개월일까요?
민법 제1019조에 따르면 상속인은 원칙적으로 상속개시가 있음을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단순승인, 한정승인 또는 상속포기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사망일을 기준으로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상속개시 사실과 자신이 상속인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았는지 등을 살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선순위 상속인들이 모두 포기하면서 후순위 상속인이 새롭게 상속인의 지위에 놓인 경우, 그 사람이 언제 자신에게 상속이 개시된 사실을 알았는지가 중요합니다.
다만 후순위 상속인이라고 해서 언제나 선순위 상속인의 포기 심판문을 받은 날부터 자동으로 3개월이 시작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인식 시점과 관련 사정을 확인해야 합니다.
또한 기간 내에 재산과 채무를 조사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민법 제1019조 제1항에 따른 기간 연장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습니다.
기한이 자동으로 연장되는 것은 아니므로 사전에 검토해야 합니다.
관련 법령: 민법 제1019조 — 국가법령정보센터
6. 미성년 자녀도 상속포기를 해야 하나요?
미성년 자녀가 실제로 상속인의 지위에 놓였다면, 미성년자에게도 상속포기 또는 한정승인 절차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원칙적으로 미성년자는 친권자 등 법정대리인을 통해 절차를 진행합니다.

민법 제1020조는 제한능력자인 상속인의 승인·포기 기간을 친권자 또는 후견인이 상속개시 사실을 안 날부터 계산하도록 정합니다.
따라서 성인 상속인의 신고 기산점과 미성년 자녀의 기간을 기계적으로 동일하게 계산해서는 안 됩니다.
미성년 자녀 상속포기 시 준비할 서류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자료를 준비합니다.
미성년 자녀 명의의 상속포기 심판청구서
고인의 사망 및 가족관계를 확인하는 증명서
고인의 최후 주소를 확인할 수 있는 주민등록 관련 서류
미성년 자녀의 기본증명서·가족관계증명서
법정대리인의 신분 및 가족관계를 확인하는 서류
후순위 상속인에 해당하는 경우 선순위 상속인의 포기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
필요한 서류의 종류와 발급 형태는 사건의 가족관계, 법정대리인 구성, 관할 법원의 보정 요구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신고는 원칙적으로 피상속인의 최후 주소지를 관할하는 가정법원에 합니다.
7. 부모가 미성년 자녀 대신 상속포기할 때 주의할 점
친권자가 미성년 자녀를 대신해 상속포기를 진행할 수 있다고 해서 모든 상황에서 그대로 대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민법 제921조는 친권자와 미성년 자녀 사이에 이해가 상반되는 행위가 있는 경우 특별대리인 선임을 요구합니다.
예를 들어 부모와 미성년 자녀가 함께 상속인인데 부모는 자신의 상속분을 유지하면서 자녀만 상속포기하도록 하는 경우에는 이해상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반면 부모가 자신의 상속을 포기하면서 미성년 자녀들의 상속도 모두 포기하도록 하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해상반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판례가 있습니다.
다만 실제 사건에서는 포기 순서, 공동상속인 구성, 부모의 법적 지위 등을 살펴야 합니다.
따라서 미성년 자녀가 포함된 상속포기는 법정대리인이 누구인지와 특별대리인 선임이 필요한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참고 판례: 대법원 판례 — 상속포기와 친권자의 이해상반행위

8. 이미 3개월이 지났다면 방법이 없을까요?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의 원칙적인 기간이 지났다고 해서 모든 경우에 대응 방법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민법 제1019조 제3항은 상속인이 중대한 과실 없이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한다는 사실을 기간 내에 알지 못하고 단순승인한 경우, 그 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 내에 한정승인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합니다.
이를 일반적으로 특별한정승인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단순히 채무가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는 이유만으로 항상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한다는 사실을 언제 알았는지, 그동안 이를 알지 못한 데 중대한 과실이 있었는지 등을 검토해야 합니다.
또한 민법 제1019조 제4항은 미성년자인 상속인이 성년이 된 후 일정한 요건에서 한정승인을 할 수 있도록 별도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과거 미성년자였을 때 상속채무를 승계한 문제라면 성년 이후의 특별한정승인 가능성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관련 법령: 민법 제1019조 제3항·제4항
9. 상속포기 결정 전 피해야 할 행동
상속포기를 생각하고 있다면 고인의 재산을 임의로 처분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민법 제1026조는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행위가 있거나 법정 기간 내에 승인·포기를 하지 않은 경우 등 일정한 사유가 발생하면 단순승인한 것으로 봅니다.
따라서 상속재산을 임의로 인출해 사용하거나 매각하는 행위는 신중해야 합니다.
고인의 채무 일부를 변제하는 행위 역시 구체적인 자금 출처와 법률행위의 성격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본인 고유재산으로 일부 채무를 변제한 사실만으로 항상 상속을 단순승인한 것으로 볼 수는 없지만, 채무 승인이나 채권자와의 합의에 관한 별도 문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상속포기 심판청구서를 제출한 사실과 법원이 신고를 수리한 사실은 구분해야 합니다.
가족 사이에서 포기하기로 합의했거나 채권자에게 포기 의사를 전달한 것만으로 법률상 상속포기가 완료되는 것도 아닙니다.

관련 법령: 민법 제1026조 — 국가법령정보센터
10. 상속포기 전 확인해야 할 핵심 사항
가족의 빚을 상속받을 가능성이 있다면 다음 사항을 먼저 정리해 보시기 바랍니다.
고인에게 생존 배우자가 있는가?
자녀와 손자녀 등 직계비속의 가족관계는 어떻게 되는가?
공동상속인 중 누가 상속포기 또는 한정승인을 할 예정인가?
고인의 부동산·예금·대출·보증채무 등을 어느 정도 확인했는가?
미성년 상속인이 포함되어 있는가?
각 상속인이 자신의 상속개시 사실을 언제 알았는가?
이미 고인의 재산을 처분하거나 사용한 사실이 있는가?
특히 배우자가 살아 있고 자녀 전원이 포기하는 경우에는 202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결정의 적용 여부를 검토해야 합니다.
반대로 배우자까지 포기한다면 후순위 가족에게 미치는 영향을 다시 살펴야 합니다.
정리: 상속포기는 가족관계와 신고 순서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상속포기는 고인의 빚을 없애는 절차가 아니라 상속인의 지위에서 벗어나는 절차입니다.
따라서 한 사람이 상속을 포기하면 다른 가족이 상속인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202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결정에 따라 배우자와 자녀가 공동상속인이고 자녀 전원이 포기한 경우에는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됩니다.
이처럼 상속인의 구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에 상속포기를 결정하기 전에 가족관계와 채무 규모, 신고 기한을 함께 검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법률사무소 사람과터전은 상속포기, 한정승인, 상속재산분할 등 상속과 관련된 법률정보를 안내하고 있습니다.
상속채무 문제로 판단이 어렵다면 가족관계증명서, 채무 관련 자료, 상속포기 진행 여부를 정리한 뒤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맞게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법률사무소 사람과터전
